가천대학교 전자공학과 조성재 교수 - 우수한 연구 성과와 후학양성 통해 희망 한국 밝힌다
가천대학교 전자공학과 조성재 교수 - 우수한 연구 성과와 후학양성 통해 희망 한국 밝힌다
  • 최선영
  • 승인 2018.04.10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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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일 인터뷰

‘GeSn을 소스 접합 물질로 하는 터널링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전자 및 광학소자 응용 연구’관한 연구는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첨단 과학에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녹여내고 있는 과학자, 조성재 교수를 봄의 한 가운데에서 만나 보았다.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GeSn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변화가 있다면,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연구 내용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2차년도까지의 내용이 GeSn에 대한 물질 레벨에서의 시뮬레이션, 저온 공정 기법 개발, 물성 분석, 주요 파라미터 추출들이었다면 3차년도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하여 전자 및 광학 소자를 실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외부적인 동력은 ‘장단기적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저의 연구가 우리 기술 사회 그리고 그 기술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머지않은 미래에 좋은 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리고 내부적인 동력은 개인적인 흥미와 관심, 궁금증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두개의 동력이 좋은 시너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께서 진행하고 계신 연구가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일조하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연구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크게 메모리 분야, CMOS 분야, 광학 소자 및 시스템 분야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3차원 메모리는 박사학위 주제였고 광학 소자 및 시스템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연구한 내용입니다. CMOS 분야는 메모리의 기반인 실리콘과 광학 소자의 기반인 화합물을 모두 바탕으로 삼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늘 같이 진행하는 연구의 내용입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의 연구는 우리나라가 기술 선두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메모리 기술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CMOS 분야의 연구는 아직 우리나라 기술의 발전 여지가 많은 시스템 반도체 기술에 일조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광학 소자 및 시스템 분야는 보다 높은 수준의 초고속·저전력 동작 능력을 갖춘 차세대 VLSI 시스템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상당히 미진한 부분입니다. 연구 분야 자체의 광범위성, 연구 분위기의 취약성 등을 생각해볼 때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기여는 매우 작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연구들을 진행하면서 꾸준히 결과들을 보고하고 이 분야의 연구 개발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반도체 R&D 지원 예산 축소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실제로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이루어져야 할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은 급속히 줄어들고 있고 반도체 기술 개발의 장이 점차 산업체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 과제들의 평가에서도 사업화 관련 지표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성과주의가 연구 분위기에도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여타의 과학기술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반도체 기술이 수년 내에 산업화될 수 있는 기술만을 포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항상 생산과 공급 목표 달성, 국내외 산업체와의 경쟁을 본연의 임무로 갖는 산업체에서는 국가 연구 개발 전반에 대한 시야와 과감성이 크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존성을 적절한 수준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도체 기술 영역에서의 이러한 연구 개발 사조의 배경에는 단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고자 하는 사회 전반의 조급함, 그리고 반도체는 이미 우리나라가 잘하고 있는 기술 분야이므로 한정적 지원 영역으로 두려는 전략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원을 줄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조속히 보고자 하는 마음은 어쩌면 우리나라의 자신감 부족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좀 더 긴 안목과 호흡으로 봤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을 찾기 전에, 뒤지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의 개념을 과학기술의 연구 개발 영역에 무심히 심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듭니다.”

 

연구자들이 연구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 어떠한 점이 개선·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우리나라가 이제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제는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앞설 자격이 있다고 믿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선진국의 과학기술 역사는 이러한 과정을 차분히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수많은 연구자들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것입니다. 연구자 개개인이 꽃피지 않으면 국가 기술의 미래에도 꽃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제는 지원과 시간의 부족, 연구 분위기 저하, 반도체 인력의 부족, 국가 기술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히 끊고 선순환으로 돌아서야 할 때입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이루어지고 즐기는 한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교수님께서 인생의 선배이자 멘토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젊은 후학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즐기는 마음’과 ‘불특정 다수의 행복’을 생각하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무엇인가를 새로 발견하고 증명할 때 소소하게 개인적으로 느끼는 즐거움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일궈낸 연구 결과들이 다른 연구자들에게 릴레이 되어 지적 파급 효과를 주고 넓게는 과학기술을 향유하게 될 불특정 다수의 행복을 떠올리는 일 역시 연구의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와 더불어 저마다의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때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평범함 속의 비범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고 또 언제든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강의 시간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전할 때, 전혀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과 대화하거나 발표를 들을 때, 무심코 지나쳤던 현상이나 사물을 볼 때 새로운 궁금증을 갖기도 하고, 가지고 있던 궁금증의 실마리를 얻기도 합니다. 일상적인 것들 안에서 일상적이지 않은 것을 보는 일, 평범한 것들을 평범치 않은 것으로 보는 일, 조금은 거창한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참된 것 앞에서의 겸손함이 연구자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더불어, 그러한 눈과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과 육체의 건강이 잘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끝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 50주년을 맞이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요?

“연구를 하면서 참고하게 되는 여러 자료들을 보면 5~60년 전 우리나라 해방 후 전쟁을 거치는 시기 혹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나온 서적들과 논문들도 매우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로 불리는 시기이지만 과학기술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이 없는 시대였습니다. 고체전자공학의 기본 이론부터 다양한 트랜지스터의 초기 모델들에 대한 특허 등을 볼 때마다 이미 그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갖추고 있었음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지금은 어깨를 견줄만한 반도체 강국이라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과학기술 50주년은 우리나라가 바로 그러한 기적을 이루어낸 시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보다 큰 관심을 가져주시고 다방면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응원해 주신다면 이제는 진정한 한국 과학기술의 현대사가 쓰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후배, 제자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거듭될수록 좋은 연구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고 후학양성을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욱 진일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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