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태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주도하는 연구자 될 것”
곽진태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주도하는 연구자 될 것”
  • 안수정
  • 승인 2017.10.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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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진태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현재 암 환자를 진단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는 현미경 영상은 조직검사를 통한 세포 샘플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는 자칫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MRI는 인체에 고통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 방법이지만 해상도가 낮아 암 세포의 세밀한 특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곽진태 교수는 현재 두 가지 영상의 장점만을 취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도 정밀한 검사를 가능케 하는 해당 기술은 암 진단 기술의 발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미경 영상과 MRI 간 상관관계 규명

전립선 조직 세포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MRI와 비교 분석함으로써 두 데이터 간 상관관계를 파악한 이번 연구는 지난 2012년 곽진태 교수가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시작되었다. 병리학,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연구의 방향 및 방법에 관한 논의와 합의를 나누며 진행해온 해당 연구는 지난 8월 영상의학계의 권위지인 Radiology에 게재되는 쾌거를 거뒀다. 연구의 자료로 활용된 영상을 얻는 데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이후 영상 처리 및 분석, 알고리즘 개발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번 논문은 곽진태 교수의 첫 성과이자 앞으로의 연구의 시작점이다.

“전립선 암 환자의 전립선 세포 조직에 대한 고해상도 현미경 영상과 동일 환자의 전립선 MRI를 상호 비교하여 둘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현재 질병 진단에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해당 진단법은 MRI가 보이는 영상 특징과 해당 세포 조직의 생물학적, 화학적, 기능적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한다. 곽 교수는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해 서로 상응하는 MRI 영상과 세포조직 현미경 영상을 정합하여 각 픽셀 단위로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종류의 MRI 영상에서 동일한 상관관계를 나타남을 확인했다. 이는 별도의 조직검사 없이 MRI만으로 세포조직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함을 뜻한다. 그는 현미경 영상의 장점과 MRI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이라 단언했다. 해당 기술은 향후 전립선 암 진단 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미경 영상은 통상적으로 20배율 이상의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 및 분석하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영상 역시 영상 당 크기가 수 기가바이트에 달해 사람이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그는 ‘기계학습’에 주목했다. 영상을 여러 스케일에서 처리한 후 결과를 결합하여 세포의 종류를 파악한 것이다. 그는 병리학자들이 세포 샘플을 관찰할 때 여러 배율에서 샘플을 관찰한 후 각각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종합해 최종 판단을 내리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귀띔했다.

개개인의 마음에서 요동치는 호기심이 이끄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할 때, 비로소 연구자의 노력과 창의성이 그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곽 교수는 호기심이 이끄는 연구에서 한계성을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시각을 도입해 온 인물이다. 현재 그는 컴퓨터와 관련 기술을 활용한 의료 영상의 정량적 분석과 결과의 임상 적용을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현미경 영상의 정량적 처리 및 분석과 radiology 영상(MRI 등)의 정량적 처리 및 분석, 현미경 영상과 radiology 영상의 결합으로 세분할 수 있다. 곽 교수는 세포 조직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해 보다 세밀하고 정확하게 분석하고자 한다. 해당 내용은 지난달 MICCAI(Medial Image Computing and Computer Assisted Intervention) 2017 학회 이벤트 중 하나인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디지털 병리학(Digital Pathology) 세포핵 영상 분할(Segmentation of Nuclei in Images) 챌린지에 참가하여 1위에 선정되면서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NIH 재직 당시 MRI 영상을 처리하여 전립선 암을 탐지하는 기계학습 기반 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던 곽 교수는 그 연장선상에서 딥러닝을 활용한 암 탐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와 영상을 활용해 각종 암의 재발 가능성 및 치료 후 기대수명 등을 예측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다가올 미래 이끌어가는 공학자

최근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AI) 등 미래와 관련한 화두들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곽진태 교수는 미래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래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확고한 철학에서다. 그는 자신 역시 시류를 쫓기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시류를 주도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곽 교수는 최근 연구 분야에서 필수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융합’에 대한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 다양한 분야와 학과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사회의 제도적, 교육적 편의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융합은 곧 교류라며, 연구자 간 원활한 소통이 없다면 유의미한 성과 또한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덧붙여 소통을 위해서는 연구자 각자의 의지와 분야 간 차이점과 특수성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임을 언급했다.

“남이 하지 않는 연구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 두려움이 수반되지만 열심히 하면 ‘성공’이라는 단어에 가까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간의 성과가 아니라 긴 안목을 가지고 다른 시각과 접근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구 자세를 이어가겠습니다.”

공학자인 그에게 훌륭한 연구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기술을 개발해 사회에 기여하고,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을 동료 및 후학들과 나눔으로써 기술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그리는 ‘공학자’의 모습이었다. 현미경 영상의 장점과 MRI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그가 꿈꾸는 공학자로 성장하기 위한 신호탄이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기자가 느낀 것은 단순한 연구 성과에 대한 ‘답’이 아닌 한 젊은 공학자의 끊임없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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