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배 충주시건축사회협회장·후리건축사사무소 대표 - 내일로 나아가는 지속가능한 도시, 그 씨앗을 심다
이승배 충주시건축사회협회장·후리건축사사무소 대표 - 내일로 나아가는 지속가능한 도시, 그 씨앗을 심다
  • 박금현
  • 승인 2017.07.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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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와 함께 도시를 지어 올리던 시대에서 이제는 도시를 재생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기존의 건물들을 허무는 것이 아닌 개‧보수를 통한 리노베이션 방식이다. 이를 통해 오래된 건축물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새롭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이승배 회장은 건축물과 도시가 지닌 고유의 가치를 지키고, 도시 전체와 어우러질 수 있는 새로운 도시계획이 필요한 때라 주장한다.

이승배 회장

지역 발전 위한 도시계획에 앞장

이승배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충주건축사협회장직을 연임하며 33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있다. 매달 월례회를 통해 회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1년에 한 번씩은 체육대회나 해외여행을 통해 회원들의 친목을 다지며 탄탄한 협회로 꾸려가고 있었다.

지역의 건축사들이 모인 단체인 만큼 충주시건축사회협회는 지역사회를 돌보는데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충주시, 측량업협의회와 함께 무료설계 재능기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차상위계층 및 지진, 화재 등 자연재난 응급복구대상자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민‧관이 함께 팔을 걷어붙인 만큼 보다 실질적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충주시건축사회협회는 한국교통대학교 건축학과와 힘을 모아 충주지역 어린이 건축학교를 개최하기도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건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건물이 지어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도시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학생들과 함께하는 벽화 그리기 사업, 맹아학교 지원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주시건축사회협회장으로 취임하던 당시 민‧관‧학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 판단했습니다. 현재 10년이 넘게 개최되고 있는 충주미래도시포럼에 참여한 것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충주미래도시포럼은 지역 내 도시공학과 교수들과 충주시 관계자, 건축사 등 민‧관‧학 관계자들이 모여 도시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나누는 자리다. 이 회장은 현재 도시계획은 행정과 학교, 실무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민‧관‧학이 한 자리에 모여 다양한 견해를 모은다면 보다 효율적이며 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들은 백두대간사업, 충주 올레길 조성방안, 충주 옛길복원방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며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편 이승배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후리건축사사무소는 지난달 충주시의 중부권통합의학센터 건축설계 공모에 당선되는 쾌거를 이뤘다. 중부권통합의학센터는 서양의학과 한의학, 대체의학의 장점을 접목한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의료기관이다. 연말까지 설계를 마치면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러한 건물 설계에 있어 이 회장은 지역의 특성을 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는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당선은 지역의 건축사가 지역의 건물을 설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은 지방의 용역을 외부 업체에서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지역 고유의 정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자칫 특색마저 없앨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지역 정체성 살린 도시계획으로 건강한 도시성장 이뤄야 할 때

“그간 우리 사회는 ‘Old is bad, new is good'이라는 개념에서 도시화를 진행해왔습니다. 이제 이러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이승배 회장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건물은 경제적 관점이 아닌 건물의 가치와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1,500년 전에 지은 목조건물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음에도 보다 견고한 콘크리트 건물들을 쉽게 헐어버리는 세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잘 지은 건물들은 천년이 넘도록 유지될 수 있는 만큼 기초부터 튼튼하게 지은 후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능만 시대에 맞게 바꿔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08년에 완공된 구 충주의 조선식산은행을 지키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 광복 후 한일은행 건물로 사용되다 1980년대 초 민간에 매각되며 가구점 등으로 사용되던 조선식산은행 건물에 대한 복원과 철거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에 이 회장은 문화재 지정이라는 묘수를 던졌다. 등록문화재 지정을 신청하며 조선식산은행은 충주 1호 등록문화재로 거듭났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물들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국가적 자산이라며, 그 가치에 대한 고민과 보호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또한 이 회장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하나의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시란 교통과 보안, 건축물, 보행물, 디자인 등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하나의 생물인 만큼 하나의 목표 아래 세분화된 계획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도심 공동화나 열섬현상 등 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분야나 부서 차원에서가 아닌 통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도시 계획을 위해서는 철저한 기초 조사와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이 회장은 충주의 역사를 토대로 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해 지역의 특성과 본래의 가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도시재생과 리노베이션은 거대한 시대적 흐름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으로 충주의 발전을 누구보다 고민하고 있는 이 회장과 함께 충주가 고유의 정체성을 지닌 건강한 도시로 성장하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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