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Interaction Lab 교수 - ‘필요성’ 충족은 선도 연구의 원동력
김상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Interaction Lab 교수 - ‘필요성’ 충족은 선도 연구의 원동력
  • 안수정
  • 승인 2017.07.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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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교수가 내세우는 연구 원칙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한’ 연구를 한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원칙은 그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힘이다. 필요에 따른 연구의 확장은 그를 ‘융합형 연구자’로 만들었고, 자신만의 분야를 묵묵히 지켜온 그의 길은 그를 트렌드를 제시하는 ‘리딩 연구자’로 다듬었다.

 

김상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Interaction Lab 교수.

세계 최초 초점가변형 초박막 인공수정체 개발

최근 김상연 교수는 세계 최초 초점가변형 초박막 인공수정체 개발에 성공했다. 음식물을 보관할 때 흔히 사용하는 랩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초박막 인공수정체는 전압을 활용해 변형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초점을 조절한다. 100만 분의 1m에 해당하는 800㎛ 두께의 인공수정체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형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인체의 눈보다 다양한 초점거리를 자랑한다. 인체에 활용되는 만큼 친환경 물질을 이용했다는 점과 빠른 응답 속도, 저전력 구동이 가능한 것 역시 장점이다.

“다량의 분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온도를 떨어뜨려 유연성을 부여하는 물질인 가소제에 소량의 폴리염화비닐 고분자를 넣어주면 고분자의 얽힘 현상에 의해 젤(Gel) 상태가 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전기를 걸어주면 형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금번 개발된 초점가변형 초박막 인공수정체는 광학분야 원천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렌즈나 망원경 등에 접목하는 데서 나아가 드론에 적용한다면 대상과의 거리에 관계없이 선명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무게가 가벼운 만큼 초소형 비행로봇에 장착하는데도 제약이 없다. 김 교수는 내시경이나 복강경에 장착하면 통증 없이 더 넓고 정확한 관찰이 가능하다며 전기전자, 의료, 군사 분야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번 연구는 ‘초점 가변형 초박막 렌즈에 적용가능한 고성능 폴리염화비닐 젤’이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게재되면서 연구의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김 교수는 가상현실에서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햅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최근 그는 접거나 둥글게 말 수 있는 모터 개발에 성공했는데, 이번에 개발된 초점가변형 초박막 인공수정체 역시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상에서 탄생했다. 투명하게 만들면 렌즈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현재 그는 초경량・고유연 착용형 햅틱 디바이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 물질 기반의 초경량・고유연 진동 모터를 개발하고, 이를 스마트 워치나 스마트 밴드, 햅틱 글러브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하며 사용자에게 가볍고 편안한 햅틱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도 그는 볼록부터 오목까지 변형이 가능하며, 초경량・초박막 형태를 지닌 대변형 가변 인버터블 렌즈, HD 촉감 기술 기반 초실감 콘텐츠 재현 기술, 필름형 투명・고신축성 3D 터치 센서/햅틱 액추에이터 모듈 및 신개념 UI/UX, 비정형 다물체 피킹이 가능한 형상적응형 전기접착식 그리퍼 등 햅틱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Interaction Lab 구성원.

융합 연구의 출발지이자 종착지 ‘필요성’

“전시회나 새로이 발표되는 논문, 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접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발견되는 재밌는 요소들을 제 연구에 접목하며 새로운 결과를 창출하고 있죠.”

김상연 교수는 자신의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로 연구의 범위를 확장해왔다. 가상현실에서 촉감을 잘 생성하는 방법에 대한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던 중 하드웨어가 근본적 문제임을 발견했고, 이후 소프트웨어에서 나아가 모터와 센서 등 하드웨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후 그 재료에 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그는 필요한 부분을 연구해온 것이 자연스레 융합 연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결국 필요한 연구를 하는 것이 ‘융합연구’라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연구라도 현장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라면 쓸모없는 연구가 되고 만다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융합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라 단언했다.

그는 최근 지도교수를 만나 느꼈던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는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일곱 명의 제자들이 함께했는데, 김 교수는 자신 역시 동료 연구자를 키우는 선배 연구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닌 같은 필드에 선 연구자로서 공동연구를 해보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연구를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입니다. 제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이 각광받고 있지만 김 교수는 이러한 트렌드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이에 대한 연구에 몰두해왔다. 그간의 연구 성과들은 VR을 이끄는 선도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트렌드를 쫓기만 해서는 결코 분야를 리드하는 연구자가 될 수 없다던 지도 교수의 말을 항상 새기고 있다는 그는 제자들에게 역시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에 몰두한다면 분야를 선도하는 연구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전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 대한 확신과 독창성을 무기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이러한 그의 연구철학은 그가 앞으로 내놓을 성과들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Interview 

시계방향으로 윤인호 박사과정, 최고봉 석사과정, 정재우 석사과정, 신은재 박사과정생.

세계 최초 초점가변형 초박막 인공수정체 개발과 관련각자 맡은 분야와 함께 후속과제에 대한 소개 바랍니다.

 

신은재 박사과정 “실험 설계 및 전반적인 실험 관리를 맡았습니다. 특히 화학적인 분석을 요하는 실험 및 현미경을 이용한 인공수정체의 구동성능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며, 새로운 인공수정체 기반 물질이 제작되면 가장 먼저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 수정체를 이용해 차후 나방등과 같은 곤충 눈을 모사한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혹은 홀로그램 등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정재우 석사과정 “초박막 인공수정체의 초점거리 측정을 위한 실험 환경을 구축하고, 초점거리 측정을 통한 초박막 인공수정체의 렌즈로서의 성능을 파악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개발한 인공수정체를 바탕으로 오토 포커싱이 가능한 초소형 가변렌즈 제어 기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윤인호 박사과정 “제작된 소재의 물리적 특성 및 전기적 특성에 관한 실험 및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 개발된 소재보다 높은 특성을 가지는 소재를 섞어서 오목렌즈까지 변형이 가능한 초점 가변형 렌즈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최고봉 석사과정 “처음에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호기심도 있었지만 저의 전공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라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앞섰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팀원들의 넘치는 의욕에 소통과 협력이 더해지면서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의 모든 수행과정들이 앞으로의 제 연구에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과제 소개와 함께 해당 연구에서의 목표는?

 

신은재 “스마트 물질을 사용한 햅틱 액추에이터를 개발하는 연구입니다. 스마트 물질을 사용하여 유연하며 생성 할 수 있는 힘이 큰 햅틱 액추에이터를 개발하고, 이를 착용형 장치에 적용하는 연구로 인공수정체에 사용했던 물질과 동일한 물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햅틱 액추에이터가 개발될 경우, 최근 각광받고 있는 VR기기 등과 연동되어 작은 크기에서 쉽고 편하게 가상 환경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정재우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Tengible UX 개발입니다. 발달장애아동들에게 촉각이나 전정감각 등을 교육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에서 연구를 착안했습니다. 해당 과제에서는 발달장애아동이 쉽게 촉각, 전정감각, 문자를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 장치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윤인호 “HD 촉감에 대한 과제를 수행 중입니다. 사용자에게 다수의 햅틱 감각을 정밀하게 제공하여 가상현실의 객체와 인터랙션 할 때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한 디바이스 및 렌더링 기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온열감, 압감, 진동감 등 다양한 감각을 생성할 수 있는 햅틱 컨트롤러를 개발하여 다양한 가상환경에 적용시킬 계획입니다.”

 

최고봉 “TEGDME(Tetraethylene glycol dimethyl ether)라는 다른 가소제를 사용하여 만든 PVC gel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소제를 사용하여 만든 PVC gel을 가지고 실험을 하면서 렌즈로 사용할지 액츄에이터나 센서로 사용할지 연구 중입니다.”

 

연구자로서 본인만의 소신과 비전을 밝혀주세요.

 

신은재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 제 1순위는 ‘즐거움’ 입니다. 제가 이 길에 첫 발을 내딛게 된 동기도, 현재까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도 즐겁기 때문입니다. 이 초심을 잃지 않고 연구에 정진하면서, 저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정재우 “처음 연구실에 들어와서 느낀 바는 ‘이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은 성과에 자만하거나, 아는 것에 대해 안일한 마음을 갖기 보다는 언제나 겸손한 마음이고 싶습니다.”

 

윤인호 “만족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는 순간, 그 지점에서 연구가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질문을 던지고 또 던져야 더욱 완성도 높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소신을 가슴속에 아로 새기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연구를 수행하고 싶습니다.”

 

최고봉 “연구나 실험을 하다보면 잘 될 때보다, 그 반대인 경우가 상당합니다. 이에 저는 포기하지 않고, 실패한 것에서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성공에 대한 미련보다는, 값진 실패를 통해 전진하고 싶습니다. 실패에 두려워하지 않고 연구를 즐기다보면, 이번 연구처럼 값진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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